한 프레임에 한 컷만 찍는다. 나중에 사진 고르는 게 귀찮고 촬영 시간 길어지는 것 자체가 싫다. 한 가지 재밌는 건 이렇게 극도로 컷 수를 제한하니 오히려 사진 실력이 좋아지고, 쓸만한 사진도 더 많이 건진다는 사실이다.

시간과 기회가 많을수록 결과물이 좋다는 건 착각이다. 보통 그런 상태가 되면 집중력이 떨어져 일은 일대로 오래 하고 결과물은 엣지가 없다. 그래서 난 업무 시간을 상당히 타이트하게 잡는 편이다. 프로답게 일한다는 건 오래 일하는 게 아니라, 중요한 것에 집중할 줄 아는 것이다.

감독들이 최대한 많이 찍고 보자는 스타일이 많은 건 두렵기 때문이다. 일단 컷을 많이 확보해야 나중에 편집할 때 선택할 수 있으니까. 기회비용을 고려하면 이쪽이 좀 더 안전한 게 사실이다. 하지만 계속 이런 스타일만 고수해선 본인 안목과 실력이 좋아지기 어렵다.

어떻게 하면 효율을 높일 수 있을지 지독한 고민이 필요하다. 그러려면 너무 잘하려는 마음을 좀 내려놔야 한다. 실수도 다 자기 콘텐츠의 일부다. 아무리 퇴고해도 발견하지 못하는 오타가 있다. 이건 운명 같은 거다. 거기에 모든 정념을 다 쏟으면 일에 진척이 없다.

완벽주의를 경계해야 한다. 완벽함에 집착하면 속도가 느려지고 느려진 속도만큼 흥미를 잃는다. 흥미를 잃으면 의욕이 사라지고 처음 목표도 잊게 된다. 그런 상태에서 좋은 크리에이티브가 나올 리 없다. 그래서 대체로 적당한 게 완벽한 것보다 낫다. 잘해야 한다는 강박은 득보다 실이 많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