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 안 변한다. 정말 지독하게 안 바뀐다. 주위를 조금만 둘러봐도 알 수 있다. 대다수 사람은 늘 관성대로 살아간다는 걸. 그래서 부인 패는 남자가 꿇는 무릎에 속지 말라는 게 이런 의미다. 폭력적인 사람은 사과했어도 시간 지나면 반드시 주먹을 또 쓴다. 그럼에도 사람이 바뀌는 경우가 두 가지 있다.

첫째로 아주 극적인 체험을 한 경우 사람이 바뀔 수 있다. 일테면 죽을 뻔한 위기를 넘겼다든지 심하게 망해 모든 걸 잃었다든지 등등. 인생에 있어 다시는 발생하기 어려울 정도의 강렬한 경험을 한 경우 사람이 크게 바뀌기도 한다. 극적인 경험은 파괴적이라 한 개인의 성격과 가치관을 통째로 바꾸는 중요한 사건이다. 물론 그게 꼭 좋은 방향으로 바뀌는 것만은 아니다.

두 번째가 중요하다. 겸손함과 인내심을 바탕으로 자신을 바꾸려고 꾸준히 노력하는 사람은 무엇이든 바꿀 수 있다. 시간이 오래 걸릴 수 있으나 이들은 끊임없이 정진하기에 뭐든 바꿀 힘이 있다. 심지어 정말 바꾸기 어렵다는 성격과 습관까지 바꾸기도 한다. 그래서 겸손함과 인내심은 한 인간의 클래스를 보여주는 중요한 바로미터다.

겸손함과 거리가 멀던 시절이 있었다. 우리나라의 겸손을 강요하는 문화에 대한 반발심도 있고, 서양처럼 좀 당당하게 자신을 드러내는 게 더 멋스럽다 여겼다. 물론 지금도 일정 부분 이렇게 생각하지만, 적어도 외부에는 이렇게 보이더라도 마음속으로는 늘 겸손함으로 일관해야 한다고 믿는다.

이유는 간단하다. 겸손하지 않은 사람은 절대 발전할 수가 없다. 스스로 부족하다고 여기지 않으면 노력하지 않고, 그런 사람은 시간 지나 봐야 실력이 좋아질 리 없다. 전문가라고 하는 사람 중 이걸 잃어서 실력이 퇴보해 퇴물 되는 사례를 여러 명 봤다. 자신의 경력이 좋고 경험이 많다는 걸 과신해 정말로 구루가 된 거라 여겨 배움을 게을리하는 부류 말이다. 이들은 반드시 밀려 나갈 수밖에 없다.

아주 극적인 체험을 통해 자신을 바꾸려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그건 자기 뜻대로 되는 일이 아니며, 그저 운에 의해 우연히 발생하는 사건에 불과하다. 하지만 자기 수양을 통해 끊임없이 노력하는 건 얘기가 다르다. 이건 의지와 인내심을 가지고 나아가기만 하면 자신을 반드시 좋은 방향으로 이끌 수 있다. 인생을 운에 맡겨 바뀌길 기다리는 것보다 자기 선택권을 가지고 바꿔나가는 게 여러모로 현명한 선택이다. 그러려면 정말 ‘진심으로’ 겸손한 태도로 살아야 한다. 남에게 보여주는 겸손함 말고 스스로 믿는 마음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