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노력해서 바뀌지 않는 건 거의 없다. 단지 들어간 노력에 비해 성과가 안 좋을 수 있을 뿐이다. 그것 또한 방법을 계속 바꾸면 개선할 수 있다. 요즘은 노력을 ‘노오오력’으로 비꼬며 세상 한탄하는 게 유행이라 노력의 가치를 우습게 보는 시각이 많다. 하지만 어떤 성취도 노력 없이 이룰 수 있는 건 없다.

노력해도 잘 바뀌지 않는 건 크게 두 가지 문제가 있다. 방향과 실천의 문제다. 잘못된 방법으로 노력하는 건 상황마다 다르니 여기서 논하지 않겠다. 하지만 실천의 문제는 건드려 볼 만하다. 사람들이 왜 그렇게 실천과 변화를 어려워하는지 꽤 오랫동안 연구 중이다. 그동안 다양한 가설을 세워 스스로 테스트해보기도 하고 동료들을 상대로 실험해 보기도 했다.

실천이 잘 안 되는 건 크게 의지와 방법의 문제로 나뉜다. 의지는 습관의 개선으로 일정 부분 기를 수도 있지만, 타고난 부분이 커서 뭐라고 가타부타하기 어렵다. 그렇다면 유일하게 바꿔 볼 만한 게 방법론인데 좋은 방법을 쓰면 습관이 개선되며 의지도 기를 수 있으니 사실 이 모든 게 유기적으로 연결돼 있다고 보면 된다.

아무리 의지가 박약한 사람도 큰돈을 주겠다고 하면 자신이 할 수 있는 모든 방법을 동원해 노력할 것이다. 이런 걸 보면 ‘강한 동기부여 요인’을 만드는 게 좋은 방법론 중 하나가 될 수 있을 것 같다. 하지만 실상 그렇게 하기 무척 어렵다. 타성을 부술 만큼 강한 동기부여 요인이 돈 말고는 그다지 있지도 않거니와 스스로 습관 개선하는데 돈 주는 사람은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하기 싫은데도 열심히 할 수 있는 건 월급 받는 일 말고 없다.

그러면 좀 더 싸고 쉬운 방법을 찾아볼 필요가 있다. 난 이것에 대한 해결책으로 ‘적는 방법’을 택했다. 머니맨 카드 스토리나 인사이트 칼럼 등을 통해 그동안 ‘적는 것’의 중요성을 여러 차례 강조한 바 있다. 하지만 거기에 적힌 방법론을 지금도 실천하고 있는 이는 거의 없으리라 본다. 내 주변만 하더라도 나 빼고 실천하는 사람이 한 명도 없다.

동료에게 왜 실천을 안 하는지 물었더니 굳이 그렇게 안 적어도 머릿속에 다 있다고 한다. 내가 그래도 ‘적는 것 자체’를 실천해 보라고 권하니, 그게 귀찮기도 하거니와 그것의 실효성이 의심된다고 했다. 그래서 난 지난 몇 달간 적는 것의 힘이 얼마나 강한지 직접 보여주기 위해 다소 말도 안 되는 과제 몇 가지를 우선순위 리스트 최상단에 올려놔 봤다. 그 결과 몇 달 동안 꾸준히 ‘수십 킬로미터 달리기’를 매일 할 수 있게 됐다. 예전 같았으면 하루 시도하기도 힘들 일을 무려 몇 달간 비 오는 날에도 실천했다.

내가 변한 이야기를 들려주니 친구는 ‘그건 네가 독한 놈이라 그렇지 어차피 의지가 약하면 적어 봐야 실천 못 한다’고 말했다. 틀린 말은 아니다. 적기만 한다고 실천이 자동으로 되는 건 아니다. 하지만 이건 자기 두뇌를 속이는 싸움이다. 사람들은 적는 걸 우습게 여기지만, 흰 백지장에 아무 글씨나 적어봐라. 그 글씨를 적는 동안 무슨 생각이 드나? 오직 그 글씨만 생각나지 않나?

세상이 안 바뀌는 것을 한탄할 필요 없다. 그건 당연한 거다. 자기 자신의 사소한 습관도 바꾸기 어려운데 세상이라고 쉽게 바뀔 거 같나. 그러니 세상을 바꾸니 어쩌니 하기 전에 자신의 작은 습관 하나라도 바꿔보는 경험이 필요하다. 다른 거 할 것도 없다. 그저 오늘 해야 할 일을 중요도 순서로 5개만 적으면 된다. 실천 못 해도 좋다. 그냥 적기만 해라.

내가 이렇게 말하면 머릿속으로 늘 적어둔다고 하는 부류가 있는데, 그런 짓 하지 말라고 쓰는 글이다. 종이에 글씨 좀 적는 게 그렇게 어렵나? 여기에 무슨 타고난 의지나 대단한 ‘노오오력’이라도 들어가야 하나? 적기만 해도 바뀌는 게 많다고 직접 실험한 사람이 말하는데 왜 그리도 시도조차 거부하는지 진정 미스터리다.

자기계발서를 쓰레기라고 비하하는 놈 중에 제대로 책 읽고 실천하는 놈을 본 적이 없다. 인생은 특별한 방법을 몰라서 개선 안 되는 게 아니라 뻔한 것도 제대로 실천 못 하니 안 바뀌는 거다. 자기계발서가 쓸모없게 느껴지는 건 ‘상대를 만나면 웃으며 먼저 인사하라.’ 같이 쉽고 뻔한 것조차 제대로 실천 못 하는 비루한 의지와 실천력이 문제지 책이 문제가 아니다.

아침에 일어나면 오늘 할 일 5개만 중요도 순서로 정리해 적어봐라. 난 진심으로 이 방법을 실천하는 사람이 많았으면 좋겠고, 그렇게 실천해서 바뀐 사례를 듣게 된다면 큰 보람을 느낄 것 같다. 머니맨을 하면서 제일 많이 덕을 보는 사람은 다름 아닌 나다. 다른 사람은 콘텐츠를 그냥 보고 지나가지만, 난 이걸 적으면서 반복해 생각하고 끊임없이 실천한다. 이 모든 게 내가 직접 글을 쓰고 있기에 가능한 거다. 적는 것의 힘이 이렇게 강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