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 때는 나이 먹으면 훌륭한 사람이 될 줄 알았다. 하지만 나이를 그저 먹기만 하면 몸만 늙을 뿐, 노력 없이는 훌륭해질 수 없다. 너무 당연한 생각이지만, 그 당연함을 어릴 때는 간과했다.

30대가 되고 나서야 외국어 공부와 취미 활동에 노력하기 시작했다. 이걸 하면서 ‘아 10년 전에 시작했다면 얼마나 좋았을까?’ 하는 어리석은 후회가 종종 든다. 지나간 시간 후회해 봐야 소용없으니 이제부터라도 매년 ‘새로운 외국어와 취미 하나’를 배울 생각이다. 그러면 마흔 살이 됐을 때, 10여 개 외국어를 할 줄 알면서 다양한 잡기가 있는 흥미로운 어른이 될 수 있다. 이렇게만 늙을 수 있다면 늙는다는 게 그렇게 서글픈 일은 아닐 것이다.

매년 새로운 외국어를 어떻게 배울 수 있는가 의문이 들겠지만, 깊게 배우려고만 하지 않으면 된다. 그저 간단한 여행 회화 정도를 하겠다는 생각으로 가볍게 접근하는 게 좋다. 학원도 공부보다는 친목 모임이라 생각하고 놀러 다녀야 한다. 외국어를 점수나 취직 목표로 배우면 즐길 수 없지만, 이처럼 목표가 아주 낮으면 꽤 즐거운 놀이가 된다. 실력 키우는 데 부담감이 없어서 아무렇게나 떠들다 보니 오히려 실력이 더 빨리 늘고 있다.

마찬가지로 취미도 너무 잘하려고 하면 안 된다. 홍대 근처 학원에서 재즈 피아노 그룹 레슨을 받는 동안 정말 힘들었다. 이론은 너무 말도 안 되게 어렵고, 연습량의 압박감이 커 레슨 때마다 괴로웠다. 피아노 연주를 좋아해 시작한 레슨인데, 레슨이 끝날 무렵에는 피아노 자체가 싫어질 정도가 됐다. 어떤 목표를 정해 놓고 ‘달성’에 의미를 두면 즐기기 어렵다. 과욕이 부른 실패다. 요새는 마음을 비우고 ‘대충’하려고 하니 오히려 연습량이 많아져 성과가 좋다.

무엇이든 욕심을 비우고 가볍게 시작해야 한다. 잘하려고 하지 말고, 하려는 것 자체에 의미를 둬야 한다. 물론 직업 세계에서는 이런 태만한 방식이 인정받기 어렵겠지만, 다른 대부분은 이런 ‘적당주의’가 더 효율이 높다. 골프 스윙도 세게 치려고 하면 힘이 들어가 자세가 망가지고 임팩트가 안 맞는다. 뭐를 하든 너무 각 잡고 하면 괴롭다. 그저 즐기려는 마음으로 가볍게 시작해 보자. 그러면 시간 지날수록 즐기고 있는 자기 모습을 보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