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 땐 나이 먹으면 저절로 훌륭한 사람이 될 줄 알았다. 하지만 나이를 그저 먹기만 하면 몸만 늙을 뿐, 노력 없인 훌륭해질 수 없다. 너무 당연한 말이지만, 그 당연함을 그때는 간과했다.

30대가 돼서야 외국어 공부와 취미 활동에 노력하기 시작했다. 이걸 하면서 더 일찍 시작했다면 얼마나 좋았을까 싶은 어리석은 후회가 종종 들지만, 지나간 시간 후회해 봐야 소용없다. 이제부터라도 매년 새로운 외국어와 취미를 하나씩 늘려나갈 생각이다. 그러면 나이 들수록 다양한 외국어를 구사하고 여러 잡기에 능한 흥미로운 어른이 될 수 있다. 그렇게 늙을 수 있다면 늙는 게 서글픈 일만은 아닐 것이다.

매년 새로운 외국어를 어떻게 배울 수 있는가 싶겠지만, 너무 잘하려고 애쓰지만 않으면 된다. 그저 간단한 여행 회화 정도만 하겠다는 자세로 가볍게 접근하는 게 좋다. 학원도 공부보단 친목 모임이라 생각하고 놀러 다녀야 한다. 외국어를 점수나 취직 목표로 배우면 즐길 수 없지만, 이렇게 힘 빼고 배우면 즐거운 놀이다. 부담 없이 아무렇게나 떠들다 보니 오히려 실력이 더 빨리 늘고 있다.

마찬가지로 취미도 너무 잘하려 하면 안 된다. 재즈 피아노 그룹 레슨을 받은 적이 있는 데 정말 힘들었다. 이론은 너무 어렵고 연습 압박감이 커 레슨 때마다 괴로웠다. 피아노 연주를 좋아해 시작한 레슨인데 레슨이 끝날 무렵에는 피아노 자체가 싫어졌다. 어떤 것이든 달성에 의미를 두면 즐기기 어렵다. 과욕이 부른 실패다. 요샌 마음을 비우고 대충하려고 하니 오히려 연습량이 많아져 성과가 좋다.

욕심을 비우고 가볍게 시작해라. 잘하려 하지 말고 하는 것 자체에 의미를 둬야 한다. 물론 직업 세계에선 이런 태만한 방식이 인정받기 어렵겠지만, 프로의 영역이 아니라면 적당주의가 더 효율적이다. 골프 스윙도 세게 치려고 하면 힘이 들어가 자세가 망가지고 임팩트가 안 맞는다. 뭐든 너무 각 잡고 하면 괴롭다. 그저 즐기는 마음으로 가볍게 시작해 보자. 어느 순간 부쩍 성장해 있는 자신을 보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