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창 시절 베프가 애 딸린 연상의 이혼녀와 결혼했다. 말리고 싶은 마음이 목구멍까지 올라왔지만, 그냥 덤덤히 축하해 줬다. 내가 아니어도 주위 반대가 심했을 텐데 나라도 축하해 주는 게 좋지 않나 싶어서. 지금은 쌍둥이 낳고 세 아이의 가장으로 행복하게 산다.

이렇게 행복한 가정이 될 결혼을 방해할 마음을 품었다는 게 우습다. 당시엔 충격이었다. 애가 아기가 아니고 나이가 좀 있어서 친아빠랑 친한데 그런 구도에선 새아빠랑 정 붙이기 쉽지 않으니까. 그런데 친구 성격이 다정해서 그런지 아이랑 친아빠처럼 잘 지내고 있다.

남 인생 함부로 간섭하면 안 된다. 아무리 친한 친구여도 친구 인생 책임질 것도 아닌데 결혼에 반대하는 건 지나친 간섭이다. 살아온 세월만큼 쌓인 편견이 적지 않은데 그런 건 나만 적용하고 남한텐 내려두기로 했다. 세상엔 다양한 삶이 있고 나는 그걸 재단할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