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타공인 효자라 자부하지만, 부모 말을 따르며 산 적은 거의 없다. 심지어 대학 자퇴할 때도 한 마디 상의 없이 내가 결정했다. 성인이 된 후론 사소한 용돈 한 번 받은 적이 없다. 그렇다고 반항적이거나 대화를 안 한 건 아니다. 내 인생은 내 것이니 내 판단에 집중한 셈이다.

부모 말만 안 듣는 게 아니라 조언 구하는 일 자체가 없다. 심각한 문제는 전문가 도움을 구한다. 아무한테나 쉽게 묻고 상담하지 않는다. 다른 사람 도움으로 문제를 해결하기보단 내 의지와 판단으로 결정한 결과를 보고 싶은 마음이 크다. 질 때 지더라도 내가 결정해서 지고 싶다.

어릴 때부터 나처럼 사는 청년은 흔치 않은데 주체적으로 사는 게 얼마나 중요한지 자각이 크지 않고 부모 지원에 의존하는 영향이 크다. 주도적인 삶을 살려면 성과에 집착하지 말고 실패에 개의치 않는 배포가 필요하다. 내 삶의 중요한 결정을 남에게 맡기면 인생의 주인이 될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