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사무실을 강남대로 한복판에 냈다. CGV 맞은편 쪽으로. 클라이언트 대부분이 본인 회사로 불러서 내가 굳이 그런 자리에 낼 필욘 없었는데 그냥 거기서 시작하고 싶더라. 창업할 거면 강남을 추천하는 편인데 이건 그럴만한 맥락이 있지만, 글로 배우긴 어려운 암묵지 영역이다. 오고 가며 보고 들으며 배운 게 많다.

그 후에 이사 간 곳도 당시에 신축으로 매우 비싼 오피스텔이 있는 건물 상가 2층이었는데 구석에 단독으로 있어서 좋았다. 천장이 매우 높고 삼 면이 통창인 시원한 전망이라 일하는 맛이 달랐다. 어찌 보면 허세일 수 있지만, 쾌적한 환경에서 일하면서 느꼈던 감흥은 우리에게 소중한 추억이다. 후회 없는 선택이었다.

가성비를 무시한 소비를 종종 즐기곤 했는데 결과적으로 본전 이상 뽑은 투자였다. 비싼 소비 경험이나 특별한 환경에 지내면서 느낀 다양한 감정이 크리에이티브의 원천이 되기 때문에 업무에 도움이 될 거라 믿는다. 실제로 소비를 많이 할수록 소득도 빠르게 늘어서 어릴 때 했던 사치는 현명한 투자였다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