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세이] 반박하지 말고 그냥 지나가라
싫어하는 사적인 대화 형태는 토론이다. 그건 잘해도 그리 매력적이지 않다. 특히 논쟁은 최악이라 대화 범주에 넣지도 않는다. 어떤 주제에 대해 질문하면 내 의견 정도는 말해 줄 수 있다. 하지만 그걸 두고 반박을 주고받고 싶진 않다. 그건 구질구질해서 싫다.
오프라인에선 토론 형태의 대화를 종종 하기도 하지만 기껏해야 독서 모임 정도다. 거긴 만난 목적 자체가 사교가 핵심이 아니니까 토론해도 건전한 형태로 좋은 결론을 낼 수 있다. 하지만 온라인은 구조적으로 그럴 수 없다. 글은 토론의 도구로 쓰기엔 부적절하다.
서로 잘 모르는 사람끼리 생각 좀 다르다고 그걸 한쪽으로 맞추려는 게 애초에 무슨 의미가 있나. 설령 어느 한쪽이 정답이라 할지라도 그건 좋은 방향이 아니다. 상대 생각이 틀렸다고 판단되면 반박할 게 아니라 본인과 다르다고 여기고 그냥 지나가는 게 최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