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만난 사람도 1년 정도 본 사이처럼 대한다. 이렇게 낯가림 없는 태도는 호불호가 커서 안 맞는 사람은 싫어하기 쉽지만, 일부러 그러라고 그러는 거다. 나랑 안 통하는 사람을 빠르게 걸러내는 목적이 있지만, 사실 더 큰 이유는 내 삶의 원칙 중 하나가 나중은 없다는 거다.

나중은 없으니 언제 또 볼지 몰라서 그냥 바로 편하게 대한다. 친해질 시간이 확실히 있다면 그렇게 급할 필요 없지만, 대다수 만남은 기약이 없다. 그래서 할 얘기가 있다면 지금 해야 하고 추억을 만들 기회는 어떤 것도 미루지 않는다. 그러면 다시 못 만나도 미련이 안 남는다.

언젠가 또 볼 줄 알았는데 평생 못 보는 사이가 적지 않다. 여행지에서 우연히 만나 그렇게 잘 놀았어도 일상으로 돌아오면 다시 볼 일이 없다. 확실한 건 지금뿐이고 나중은 없다는 걸 깨달은 후론 누굴 만나도 오래 만난 것처럼 편하게 대한다. 이렇게 사니까 확실히 아쉬움이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