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세이] 내가 가장 선호하는 방식의 처세
대리 기사를 불러본 적이 없다. 술자리엔 처음부터 차를 안 끌고 간다. 원래 만취할 만큼 술을 마시지 않지만, 술 마신 이후의 나를 믿지 않는다. 취해서 정신을 놓고 탈 수 있고 주차 문제로 잠깐 운전해야 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도 있다. 그 모든 가능성을 전부 차단하는 게 애초에 차를 안 가져가는 거다.
문제가 생길 가능성 자체를 원천 차단하는 것. 이게 내가 가장 선호하는 방식의 처세다. 페친을 따로 만나는 일은 거의 없지만, 만나더라도 신원이 분명하고 오래 소통하며 확실히 친밀한 사이만 본다. 나쁜 뒷말 나올 가능성 자체를 안 만들려고 노력한다. 그러려면 여러 면에서 검증된 사람만 곁에 둬야 한다.
좋은 평판을 쌓는 건 평생이 걸리지만, 그걸 무너뜨리는 건 찰나의 순간이다. 절제와 원칙이 없으면 나쁜 유혹은 주위에 널렸다. 음주 운전을 한 배우는 과거의 이미지로 돌아갈 수 없다. 본인한텐 그저 잠깐의 실수일 뿐일지라도 그 꼬리표는 계속 남는다. 그런 잘못된 처신 가능성을 줄이는 게 처세의 기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