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에서 출시한 작품을 문제 삼아 사과를 요구받은 적이 있다. 주위에서 적당히 사과하고 넘어가자는 요구가 있었지만, 사과하지 않고 오히려 그들이 더 싫어하는 스타일을 끝까지 고수했다. 스스로 잘못한 게 없다고 생각하는데 사과하는 건 그 자체로 잘못이다.

그 사건을 계기로 유명세가 생겨서 매출은 크게 올랐고 욕하는 여론이 높아질수록 더 잘 팔렸다. 물론 지금도 우릴 비난하는 부류는 계속 있지만, 그래도 괜찮다. 크리에이터가 소신이 없다면 그 일을 할 이유가 없다. 남 눈치만 보는 작가처럼 매력 없는 것도 없다.

무난하게 살아서 나쁠 건 없지만, 창작의 세계에선 그런 태도가 대체로 독이다. 후배들에게 자주 하는 말 중 하나가 대중의 비난 없이는 흥행도 없다는 거다. 관심 산업에 종사하려면 그 정도 마음가짐은 필수다. 그걸 감수할 멘탈이 안 된다면 일찍 관두는 게 낫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