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저출산은 세계 유례가 없는 수준이다. 일본이 원자 폭탄을 맞고 출생아 수 줄어든 게 21.6%다. 그런데 우리나라는 전쟁도 없었는데 지난 3년간 23.9%가 감소했다. 특별한 외부 요인이 없는데 출생아 수가 이렇게 감소한 건 어느 나라 어떤 시기에도 없었다. 코로나 핑계는 어려운 게 전 세계에 비슷한 사례조차 없다.

세계 10위 안에 드는 경제 대국에 1인당 국민소득이 3만 달러 넘는 선진국이 원자 폭탄 맞은 나라보다 애를 안 낳는다. 이 문제에 대해 국민 개인은 반성할 게 없지만, 적어도 정치권에선 심각한 문제로 인식해야 한다. 나라를 제대로 운영하고 유지해야 하는 주체가 국가 소멸 단계의 위기에 빠지게 했으니 변명의 여지가 없다.

아이를 좋아하고 아이들도 나를 잘 따른다. 교사를 했어도 될 만큼 애들 교육에 애정과 흥미가 있는데도 육아를 생각하면 막연한 두려움이 있다. 현세대는 그 두려움을 감수하기에 생각이 너무 많다. 집값 상승만으론 지금의 저출산을 설명할 수 없다. 항상 깊은 관심이 있는 문제이지만, 해법이 안 보인다. 진짜 특이점이 온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