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녁 식사 후 바로 쓰러져 잤다. 불면증이 있어서 12시 이전에 자는 건 특별한 일인데 너무 피곤하면 그게 가능하더라. 전날에 밤새고 강연을 다녀왔더니 피로가 누적돼 그럴 수 있었다. 바닥에서 베개나 이불 없이 잤는데도 숙면이 가능했다. 역시 불면증엔 육체 피로가 탁월하다.

덕분에 일찍 일어나게 됐는데 컨디션이 유난히 좋더라. 잠을 제대로 잔 날은 피부 상태부터가 다르다. 머리가 맑아서 생산적인 일을 안 하면 시간이 아깝다고 느껴질 정도. 어릴 땐 잠자는 시간을 아까워한 적이 있는데 정말 바보 같은 생각이었다. 지금은 수면 시간이 가장 소중하다.

야생 동물은 다치거나 몸이 나쁘면 굶으면서 계속 잠을 잔다. 그러면 빠르게 회복한다. 단식과 수면은 세포 재생산에 최고다. 소식하면서 잠을 충분히 자는 사람이 건강이 나쁜 경우는 거의 없다. 우리나라처럼 적게 자는 나라가 거의 없는데 국가 경쟁력 차원에서라도 바꿔야 하는 문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