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년 치 생활비를 모았다면 은퇴해도 된다고 생각한다. 가령 한 달에 500을 쓰는데 30억 이상의 현금성 자산이 있다면 은행 이자만 받아도 그 정도 돈은 나온다. 영원히 원금이 줄어들지 않는 상태로 돈 벌지 않아도 살 수 있다. 물론 30억 대 자산가가 생활비를 500만 쓰고 살진 않겠지만, 그 정도 자산이면 은행 이자보단 더 높은 불로소득을 올릴 테니 대충 맞는다.

이런 관점에서 보면 1년에 6억을 벌면 10년을 모았다고 여길 수 있다. 그만큼 은퇴까지 목표 지점이 가까워진 셈이다. 정량적 목표가 구체적으로 정해지면 돈 버는 게 게임처럼 재밌어진다. 사람마다 소비 수준이 다르고 은퇴를 목표로 하는 지점도 다르겠지만, 이렇게 계획을 잡고 모으면 좀 더 집중력 있게 모을 수 있다. 매년 은퇴가 얼마나 가까워졌는지 확인할 수 있다.

은퇴했다고 돈을 안 벌거나 사회생활을 안 하는 건 아니다. 오히려 더 많이 할 수도 있다. 단지 생계를 위해 자신을 굽힐 일이 없다는 것뿐이다. 미래에 대한 불안도 대부분 사라지고 오로지 소명을 위한 삶이 가능하다. 이 지점까지 도달한 인생을 살아보는 건 인간으로 태어나 참 흥미로운 일 아닌가. 부자의 정의가 사람마다 다르다지만, 소명대로 살 수 있다면 부자라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