멘탈이 보살인 친구가 하나 있다. 긴 세월 지켜봤지만, 화는커녕 짜증 내는 것조차 본 적이 없다. 늘 평정심 그 자체다. 생각해보니 목소리 톤이 올라간 적도 거의 없는 것 같다. 이 친구의 일상은 단조로워서 매일 똑같은데 심심하다고 한 적이 없고 심지어 성욕도 없어 보인다. 이 정도면 생불이 아닐까.

친구가 말하길 번뇌는 스스로 만들어 낸 착각에 불과하다는 거다. 실제로 괴로운 게 아니라 자꾸 본인이 그렇게 생각하니 그런 감정이 생긴다는 논리다. 우울함이나 다른 감정도 다 마찬가지라고 한다. 다른 사람이 그렇게 말하면 한 귀로 듣고 한 귀로 흘리겠지만, 생불이 하는 말이니 그저 믿을 수밖에.

이 조언에 꽂힌 이후론 거짓말같이 대다수 잡념이 사라졌다. 내가 심심하다고 믿으면 무료한 것이고 슬프다고 생각하면 우울해지는 거다. 바꿔서 생각하면 그런 번뇌를 버리면 그게 평정심인 셈이다. 행동을 바꿔야 감정이 달라진다고 생각했는데 믿음만 바꿔도 마음의 평화를 찾을 수 있다. 내 믿음이 곧 내 마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