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세이] 사적인 대화를 떠벌리는 게 최악인 이유
사적인 대화를 녹음한 후 그걸 떠벌리는 인간은 상종해선 안 되는 부류다. 최소한의 명예와 신의가 있다면 절대 할 수 없는 행동이다. 어떤 공익적 목적이 있더라도 그런 짓을 한 놈은 존중하지 않는다. 개인 간 통화를 녹음해서 공개했는데 남이 듣기에 괜찮은 내용만 있다면 그 관계는 가식이다.
지극히 사적인 영역을 그런 식으로 침해하는 걸 말도 안 되는 하찮은 명분으로 감싸는 건 정말 치졸하다. 이 문제에 경각심 없는 사람이 많다는 게 좀 놀랍다. 술자리 대화를 절친이 몰래 녹음해서 튼다고 생각해 봐라. 그런 일이 빈번한 사회가 괜찮은가. 인간관계 환멸만 조장하는 최악의 추태다.
누가 내 일기장을 훔친 후 내 적에 관해 쓴 글을 두고 사과하라고 한다면 그럴 맘이 전혀 없다. 남의 일기장을 훔쳐서 공개한 놈이 모든 비난과 처벌을 받는 게 당연한 이치다. 추잡하고 비겁한 행동은 어떤 이유로도 포장될 수 없는 부분이다. 피해자가 누구인지 구별 정도는 하는 게 인간의 도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