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세이] 미련이 남는 선택을 하지 마라
바보가 아니라면 상대가 나에게 관심이 있는지 없는지 대화 몇 마디만 나눠도 안다. 그런데도 굳이 실패할 데이트 신청 같은 걸 하는 이유는 그렇게 해야 포기하고 잊을 수 있으니까. 실패 자체에 긍정적인 의미가 담겨있다. 뭐든 결론이 나야 다른 시작을 할 수 있다. 적어도 연애는 그렇다.
나는 그 결론을 확인하기 싫어서 애써 내 감정을 무시했던 경험이 있다. 지나 놓고 보니 후회되는 결정이다. 남자답지 못한 것도 문제지만, 무엇보다 미련이 남게 행동한 그 자체가 미련하다. 상대 거절을 확실하게 확인했다면 적어도 아쉬움 같은 건 없었을 거다. 승부를 피해서 얻은 게 없다.
안 될 인연은 굳이 확인 안 해도 그 기운이 느껴진다. 아니 보인다. 그래도 일단 시도해 볼 가치가 있는 건 그게 미련이 덜 남는 선택이기 때문이다. 말 한마디 못 걸고 포기한 상황보다 어떤 식으로든 거절당한 상황이 훨씬 명예롭다. 패배했어도 전장을 뛴 장수의 용기는 늘 존중받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