뒤에서 욕하면 상대에게 반드시 들어간다. 시간과 방식의 차이만 있을 뿐 말은 어떻게든 그 대상에게 흘러가기 마련이다. 적이 아닌 상대를 비난하는 건 어리석은 처세다. 뒤에선 칭찬과 침묵만이 최선이다. 나도 누가 욕하는지 웬만하면 안다. 알면서도 따로 따지지 않는 건 사람의 복잡한 감정을 이해하기 때문이다.

부부 사이에도 자주 싸우는데 내 친구나 지인은 내가 항상 좋을 수 있을까? 어떨 땐 좋으면서도 또 어떨 땐 짜증 나고 싫을 수 있다. 어제는 친했지만, 오늘은 그러지 않을 수도 있고. 사람 감정은 그렇게 계속 변하고 흘러간다. 그래서 그나마 일관된 경향을 보이는 성향과 태도에 의미를 둔다. 그건 쉽게 안 바뀌니까.

내가 불편해지면 언제든 떠나라고 했던 말은 늘 진심이었다. 그건 나를 위해서이기도 하지만 무엇보다 상대를 위한 것이기도 하다. 부정적인 감정만큼 자신을 갉아먹는 것도 없다. 서로 한때라도 좋았던 감정이 있다면 그 추억을 지키기 위해서라도 보낼 때 보내줘야 한다. 그렇게 비워진 자리에 새로운 인연을 채우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