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때도 매일 글을 썼는데 그땐 주로 업무와 관련된 푸념이 많다. 읽는 사람도 없는데 왜 그렇게 열심히 썼는지 모르겠지만, 다시 읽으니 기억이 생생하다. 7년 전 이맘땐 불확실한 미래와 과중한 업무에 하루하루가 고난이었다. 웃긴 건 그래도 늘 즐거웠다는 거다. 아무것도 없고 일에 그렇게 시달리는데도. 젊음의 가치란 그런 것이다.

20대 때 꼭 해보라고 추천하고 싶은 취미가 하나 있다면 글쓰기다. 단순히 글쓰기 실력을 키우는 차원에서 권하는 게 아니다. 기록을 남기는 가치는 부차적이고 제일 도움이 되는 건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 알아갈 수 있다는 점이다. 글을 쓰려면 오늘 한 생각을 끊임없이 가다듬어서 정리해야 한다. 그 과정 자체가 성찰이고 나를 탐구하는 일이다.

인생의 대다수 고민은 자신을 모르는 것에서 출발한다. 지금 나에게 필요한 것이 무엇이고 내가 원하는 게 뭔지 제대로 모르니 방향을 잡기 어렵다. 그건 누가 도와줄 수 있는 게 아니다. 끊임없이 자신을 반추하면서 나만의 질문과 답이 나온다. 그걸 정리하면 곧 글이 된다. 매일 글을 쓰면서 마음을 다잡았다. 지금도 그렇고 앞으로도 그럴 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