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던한 사람이 좋다. 예민한 사람을 상대하는 일을 하다 보니 일 밖에선 해방되고 싶다. 물론 예민한 사람의 장점을 누구보다 잘 안다. 그렇다고 늘 일하는 기분으로 살고 싶진 않다. 뭐든 쉽고 편하게 넘어가는 게 무던한 사람의 장점이라면 거기서 특별함을 찾는 게 예민한 사람의 장점이라 일에선 필요하다. 하지만 쉴 땐 싫다.

웬만하면 나와 예민함이 비슷한 사람과 교류하려고 노력한다. 서로 잘 모를 땐 그 정도를 파악하려고 신경 쓴다. 아무리 훌륭한 사람도 나와 예민함 정도가 너무 크게 차이 나면 친해질 수 없다. 원하든 원치 않든 내가 상처를 줄 일이 계속 생기기 때문에 그런 상대는 처음부터 거리를 둔다. 상대가 꼭 싫어서 그런 건 아니다.

상대방이 불편할 걸 뻔히 알면서도 그리 배려하지 않을 때도 있다. 내가 그렇다는 건 남이 나에게 똑같이 해도 상관없다는 의미다. 그래서 친구와 있을 땐 온갖 음담패설을 거리낌 없이 즐긴다. 자신과 예민함이 크게 다른 친구를 만나면서 상대방의 배려심 없음을 욕할 게 아니라 처음부터 코드가 맞는 친구를 사귀는 게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