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글을 쓰면 누가 얼마나 싫어할지 나도 뻔히 안다. 하지만 그렇다고 쓰고 싶은 글을 안 쓸 생각은 없다. 사람 생각이야 다른 게 당연하고 같으면 오히려 의외라고 생각한다. 스팸 댓글을 제외하고 지금까지 대다수 댓글을 지우지 않았고 실제로 수많은 군중이 몰려와 온갖 인신공격한 댓글도 다 그대로 남겨뒀다. 댓글이 갑자기 지워진다면 그건 내가 지운 게 아니라 댓글 쓴 당사자가 지운 거다.

자신이 어떤 글을 쓰면 남이 나쁘게 볼까 두렵다는 질문은 글쓰기 관련 상담 중 단골 고민이다. 그래서 익명으로 쓴다는 분도 있고 주위 사람들이 싫어할 만한 주제는 애초에 안 다루겠다는 분도 있고 해결책은 다양하다. 내 관점에서 그런 건 다 미봉책이다. 어쨌든 남 눈치 보는 태도는 끝까지 안 바꾸겠다는 것 아닌가. 나라고 할 말 다 하면 욕 안 먹겠나. 불특정 다수의 비난과 모욕은 일상과 같다.

하지만 그건 그냥 그들의 의견일 뿐이다. 아들러 심리학에선 이걸 과제의 분리라고 한다. 남의 생각은 그 사람 고유의 의견일 뿐 그게 사실이라거나 나에게 영향을 미치는 게 아니다. 내가 동의하면 의미가 생기겠지만, 아니라고 생각하면 아무것도 아니다. 이건 단순히 글쓰기를 떠나서 삶을 관통하는 문제다. 나는 어떤 태도로 인생을 살 것인가. 다른 이에게 얼마나 휘둘리며 살지 정하는 건 내 몫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