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 에피쿠로스학파는 쾌락주의의 대명사로 유명하다. 단어 뉘앙스만 봐선 밤마다 광란의 파티라도 했을 것 같은데 에피쿠로스학파의 쾌락주의는 그런 의미가 아니다. 욕망의 총량보다 충족률을 중요시했다. 욕망이 10인 사람이 5를 충족시킨 것보다 욕망이 5인 사람이 4를 충족시킨 걸 더 만족하는 상태로 본다.

분자보다 분모를 줄이는 게 중요하고 바꿔 말하면 행복하려면 욕망을 채우기보단 절제가 필요함을 역설한 셈이다. 현대의 미니멀리즘과 맥락을 같이 한다. 이 개념을 통해 내가 무엇을 가지든 욕심이 끝이 없다면 절대 행복해질 수 없다는 걸 배울 수 있는데 올바른 삶의 태도를 끌어낼 수 있는 깨달음이라 할 수 있다.

에피쿠로스학파는 철학을 행복 추구의 수단으로 봤다. 행복은 정신적 쾌락을 의미하는데 그것 자체가 인생의 목적이다. 여기서 쾌는 마음이 어지럽혀지지 않은 상태를 뜻한다. 일시적인 욕망에 집착하지 말고 평정심을 지키라는 것이다. 인간이 어떤 태도로 사는 게 좋은 것인지 우리는 기원전부터 이미 다 알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