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세이] 두 마리 토끼를 잡지 마라
둘 다 가질 순 없다. 모순되는 이미지를 모두 가지려고 하면 반드시 역풍을 맞는다. 혜민 스님이 몰락한 지점도 여기에 있다. 몰락이라 하기엔 지금도 여유롭게 잘살지만, 여론이 예전 같지 않은 게 사실이다. 본인은 그동안 무소유 삶을 실천했다고 믿었는지 모르겠지만, 방송에서 보여준 모습은 풀소유 그 자체였다.
청빈한 스님의 집이라기엔 너무 좋고 일상 또한 스님의 생활과 거리가 멀다. 차고에서 S클래스가 나와도 이상할 게 없는 그 집안 분위기에 위화감을 안 느낀 시청자는 없을 거다. 공감하는 법을 가르쳐 주겠다고 나와서 그런 모습을 보여주는 건 무슨 의도였을까? 필요 이상으로 욕먹긴 했지만, 욕심을 지나치게 부린 죄다.
재벌이면서 서민 친화적이고 엘리트이면서 어리숙한 이미지를 같이 추구할 순 없다. 합치면 역효과 나기 쉬운 컨셉을 이것도 저것도 다 가지고 싶은 욕심에 시도하면 괜한 화를 부른다. 유명인이 되면 세간의 나쁜 평가와 구설이 따르듯 뭔가를 얻으면 반드시 반대급부가 있다. 그걸 피하려고 무리하는 건 순리를 거스르는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