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빠서 연락이 안 되는 게 아니다. 그냥 내가 아닌 어떤 일에 우선순위가 밀리는 것뿐이다. 한정된 시간 내에 최대의 성과를 내려면 시간을 잘 나눠서 투자할 수밖에 없다. 우리 뇌는 의식하지 않아도 시간 자원 분배를 기가 막히게 수행한다. 시간을 안 쓸 땐 그만한 이유가 있다.

상대에게 시간을 조금도 쓰기 싫다면 그는 우선순위가 한참 밀리는 대상이다. 말로 그렇게 표현하지 않아도 행동이 그렇다면 본능을 존중해야 한다. 데이트했던 상대와 연락이 어렵고 만남이 미뤄진다면 우선순위가 밀렸다는 걸 인정해야 한다. 하지만 마음이 그걸 거부한다.

그때마다 다시 되새겨야 한다. 상대가 살아 있다면 바빠서 답장을 못 주는 게 아니라는 걸. 그저 본인보다 더 중요한 뭔가가 많다는 것만 인정하면 된다. 평상시엔 이 개념을 쉽게 이해하면서 좋아하는 이성만 생기면 이성이 마비되는 경우가 부지기수다. 안 되는 건 안 되는 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