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이 싫으면 중이 떠나라는 말이 싫었다. 무슨 말인지 이해는 하지만 현실적으로 그게 어려우니까. 그 절이 페이스북이나 우리나라면 대체재도 없다. 카카오톡 좋아서 쓰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그래도 변명하긴 싫으니 여러 대안을 선택할 수 있게 오랜 기간 노력하고 준비했다.

웃긴 건 막상 이민을 떠나도 될 만큼 여유가 생기니 우리나라가 제일 편한 나라가 됐다는 거다. 그사이에 나라가 발전한 것인지 모르겠지만, 적어도 나에겐 모든 게 쉬워졌다. 게임이 어려운 줄 알았는데 내 레벨이 낮은 거였다. 이제 이렇게 살기 편한 곳을 굳이 떠날 이유가 없다.

이런저런 압박감에 시달리던 시절엔 외국으로 떠나고 싶다는 생각을 자주 했다. 하지만 그 당시에 나갔다면 더 힘들었을 거다. 지금은 장소가 어디든 상관없다고 느낀다. 생각해 보니 환경이 문제가 아니었다. 나약한 내가 문제였을 뿐. 강한 중이 되면 절에 적응하고 위대한 중이 되면 절을 바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