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다수 책은 대충 읽어도 된다. 좋은 책만 제대로 반복해 읽을 가치가 있다. 좋은 책과 아닌 책을 나누려면 일단 읽어야 한다. 그래서 처음엔 대충 읽으라는 거다. 난 평범한 교양서는 페이지 단위로 읽는다. 책장 넘기는 속도가 워낙 빨라서 옆에서 보면 그렇게 읽어도 괜찮냐고 신기해한다.

이게 가능한 이유는 중요치 않은 건 적절하게 건너뛸 줄 알아서다. 한 문단에서 집중해서 파악할 부분은 몇 문장 안 된다. 글은 주제문 외엔 다 보충 설명에 가깝다. 흥미로운 일화이거나 재밌으면 그런 부분도 다 읽지만, 분량 채우는 수준이라 느끼는 부분은 만화책 보듯 자연스럽게 넘긴다.

처음에 그렇게 대충 완독을 하고 그래도 여전히 여운이 남는다면 그때 다시 제대로 읽는다. 너무 많은 사람이 책을 정독해야 한다는 부담감 때문에 독서를 즐기지 못하고 책을 쌓아둔다. 영화를 볼 때 항상 정자세로 볼 필요 없고 게임을 할 때 공부하듯 하지 않듯 책도 마찬가지다. 가볍게 읽어도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