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가 잘 모르는 사람들이 자신에 대해 함부로 얘기한 걸 두고 억울하다고 하소연했다. 그냥 무시하라고 위로했지만, 논리적으로 따지면 애초에 기분 나빠할 일이 아니다. 잘 모르니까 그렇게 말하는 게 당연한 것 아닐까? 아는 게 없으니까 오해하고 욕하는 것이지 원래 친한 사이면 그러고 말 게 없다.

나만 해도 내가 잘 모르는 사람들이 나를 험담하는 건 크게 개의치 않는다. 하도 오랜 세월 다양한 방식으로 경험해서 그런지 이젠 상처조차 안 된다. 하지만 내가 아끼고 신뢰하는 사람이 그랬다면 당연히 속상할 거다. 아직 그런 사례는 없지만, 만약 생긴다면 친구가 나에게 했던 것처럼 나도 하소연할 것 같다.

남에게 쉽게 영향받지 말라는 말은 가려서 들어야 한다. 나에게 소중하지 않은 상대는 가볍게 여겨도 되지만, 나를 아껴주던 사람의 변심은 진지하게 고민할 문제다. 관계의 무게와 중요도가 천양지차다. 가족 말은 무시하면서 처음 보는 남의 한 마디에 쉽게 영향받는 게 우리 마음이다. 그렇게 살 필요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