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영업자의 머리는 쉬는 날이 없다. 시키는 일만 하면 될 때는 매일 출근하는 루틴이 지겹고 피곤하지만, 자기가 주도적으로 매출을 만들어야 하는 위치에서 살면 사는 것 자체가 버겁다. 매달 목표 매출을 채워야 하는 삶은 존재 자체로 숨 막힌다.

너무 열심히 살면 답답하고 열심히 안 살면 망한다. 그 중간 어디쯤에서 타협하며 나아가야 하는데 균형을 맞추기 쉽지 않다. 바쁠 땐 심신이 지쳐서 현타가 오고 또 그러다 한가해지면 왠지 불안하다. 이 딜레마는 은퇴할 때까지 사라지지 않을 것 같다.

가끔 모든 걸 정리하고 세계 일주를 다니는 인생을 상상해 본다. 아니면 바닷가 휴양지로 이민 가서 사는 일상이라든지. 그게 뭐든 실제로 그렇게 살면 쉽지 않겠지만, 그래도 영혼은 자유롭지 않을까 싶다. 숫자에 눌려 사는 삶은 풍족해도 자유롭진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