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회비용은 중요한 개념이다. 어떤 걸 선택한다는 건 다른 걸 포기한다는 것과 같은 거니까. 하지만 너무 이 개념에 집착하면 그 자체로 시간과 에너지 낭비가 크다. 그걸 할지 말지 고민할 시간에 그냥 하는 게 경험이나 배움 측면에서 훨씬 현명한 상황이 많다. 특히 어릴수록 더 그렇다.

진짜 기회비용의 가치를 중요하게 생각해 제대로 비교하면 모르겠는데 대부분 귀찮고 용기가 안 나서 미루다가 포기하는 걸 선택의 문제로 포장한다. 마치 신포도 이론처럼 매력적인 이성에게 말 안 걸고 놓친 걸 애인이 있을 거라고 단정하는 모양새다. 현실은 전혀 그런 게 아닌데.

난 뭐 할지 안 할지 물어보는 질문엔 크게 고민 안 하고 일단 해보라고 한다. 직접 해보고 좀 아니다 싶으면 중간에 그만둬도 되고 대다수 일은 그렇게 해도 다 수습이 된다. 도저히 그럴 수 없는 결정만 신중히 고민할 뿐이다. 아직 안 해 본 거라면 그냥 해도 된다. 경험은 직접 해야 쌓이는 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