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테크를 무시하고 소비할 수 있다면 자산과 상관없이 마음은 이미 부자가 아닐까 싶다. 가령 내 드림카가 몇억쯤이라고 했을 때 내가 그걸 살 수 없는 이유는 그 돈이 없어서가 아니라 10년 후에 수십억이 될 주식을 감가상각이 심한 자산에 쓸 수가 없는 거다. 그건 몇억이 아니라 그보다 훨씬 큰 기회비용이니까.

어떤 부동산이 안 오를 줄 알면서도 단순히 필요해서 샀다면 그건 진짜 마음이 여유로운 거다. 그렇게 돈 안 벌어도 된다는 식인데 자산이 얼마가 됐든 정말 가지기 어려운 마인드다. 대책 없이 사는 카푸어 관련 유머 게시물을 보면 좀 한심하다가도 그 욕망에 충실한 본능과 용기만큼은 인정하고 배우고 싶은 부분이다.

1년 치 회사 운영비를 모을 때까지 불면증에 자주 시달리곤 했다. 임금을 밀려 본 적이 없음에도 혹여나 그런 상황이 올까 봐 불안감을 항상 가지고 살았다. 지나친 책임감은 강박의 일종이고 너무 먼 미래를 대비하는 건 소심함의 다른 형태다. 사는데 정답은 없지만, 현재의 행복이 중요하다면 욕망에 더 용기를 낼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