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대가 좋은 사람이어도 나와 결이 맞지 않으면 친해질 수 없다. 사실 세상에 악인이 얼마나 있겠나. 있다면 사회에 계속 나와 있을 수 없겠지. 크게 보면 사람은 나와 맞는 사람이 있고 아닌 사람이 있을 뿐이다. 그걸 빠르고 정확하게 구분하는 게 좋은 안목이고 그러려면 자신만의 기준이 확실해야 한다.

예전엔 이걸 느낌에 의존하는 편이었다면 요즘은 그 감을 구체적인 문장으로 정리해 기준을 세웠다. 해당하면 계속 가는 것이고 아니면 지금까지 좋았어도 그냥 보내주는 방식이다. 인연이라는 것도 다 때가 있어서 그 시기가 지나면 적절하게 정리하는 것도 삶의 요령이다. 평생 볼 수 있는 관계는 그리 많지 않다.

이런 생각이 쌓여 나만의 원칙이 체화되니 어떤 만남도 집중하려고 노력한다. 이번에 보는 게 내 인생에서 상대와 마지막 만남이 될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드니 미련이 남지 않게 최선을 다하게 된다. 잠깐이라도 인연이 닿았던 모든 이들에게 그 순간만큼은 재밌고 유쾌했던 사람으로 남고 싶다. 그것만으로도 만족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