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료들한테 내가 빨리 부자가 되는 게 너희들이 성공하는 길이란 얘길 한 적이 있다. 반쯤 농담으로 한 얘기지만, 사실 딱히 틀린 말도 아니다. 사장이 돈을 못 버는데 직원들만 돈을 잘 버는 건 있을 수 없는 일이니까. 내가 돈을 잘 벌어야 동료들도 같이 따라오는 거라서 나는 반드시 성공해야 할 의무가 있다.

같은 맥락에서 한 분야의 최고라면 본인뿐만 아니라 산업 전체를 위해서 반드시 돈을 많이 벌어야 한다. 그 사람이 못 벌면 그 시장 자체가 커지지 않고 유지도 안 된다. 우리나라 최고의 소아·청소년 정신과 전문의가 돈을 적게 받으면 그보다 덜 유명한 의사는 무조건 더 적게 번다. 그럴 필요도 없고 그래서도 안 된다.

예약이 한참 밀릴 만큼 수요가 넘치는데 싸게 팔 이유가 있을까? 최고를 찾는 고객은 값을 따지지 않는다. 가성비를 원한다면 다른 전문의를 찾아가면 될 일이다. 한 분야의 최고가 제공하는 서비스 가격을 두고 대중이 가타부타하는 건 불필요한 논쟁이다. 어느 분야든 최고는 항상 비싸야 한다. 그건 선택이 아니라 의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