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세이] 단점을 개선하지 않는 것도 좋은 전략인 이유
내 큰 장점이자 단점 중 하나가 남에게 무관심하다는 거다. 그저 내 할 일과 그 일에 연관된 사람밖에 관심이 없다. 쉽게 말해 온종일 나랑 회사 둘만 생각한다. 온전히 자기 일에만 몰입한다는 점에서 장점인 면이 있지만, 사실 대외 업무를 담당하는 회사 대표가 이러면 자격 미달이다.
주위에 사업을 잘하는 형님들 보면 뭐든 잘 엮는다. 괜찮은 인재가 있으면 소개해 주기도 하고 사업적으로 연계할 지점이 있으면 협업 구조 설계도 잘하고. 사업을 한다면 이런 성향이 있는 게 좋다는 걸 내 본능이 느낀다. 배우고 싶어서 나름대로 나도 바꿔 보려고 했는데 영 안 맞는다.
무소식이 희소식이라 생각해서 안부 전화 같은 것도 거의 하지 않는다. 반드시 용건이 있을 때만 연락한다. 이런 걸 나쁘게 보는 사람이 많은데 나는 내 부탁을 들어주면 그 이상의 보답을 하기에 미안하진 않다. 강한 자아와 본인 작업에만 몰두하는 성향은 사업가보단 예술가에 더 가깝다.
그래도 먹고살아야 하니까 어떻게든 성향을 바꿔보려고 노력했는데 바꿀 수 있다면 그건 성향이 아니더라. 그냥 있는 그대로의 나를 인정하고 외부 조건을 거기에 맞추기로 했다. 대외 업무도 사교적인 사람이 하면 된다. 굳이 내가 나설 필요 없다. 단점을 개선하지 않고 포기하는 것도 전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