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 든다고 여유가 저절로 생기는 건 아니다. 오히려 사고의 폭이 더 편협해지는 쪽으로 가는 경우가 많다. 자기 고집이 세지는 스타일로 강화되면 그때부턴 본인 취향이 아니면 타협이 안 된다. 원하는 바가 확고해질수록 그걸 맞추기가 점점 어려워진다.

어릴 때 사람 다양하게 만나 보라는 말도 이런 맥락에서 하는 말이다. 친구를 하거나 가깝게 지내는 게 아니어도 가벼운 대화라도 하면서 나와 이렇게 다른 사람이 있다는 걸 체감하는 건 꼭 필요한 경험이다. 여행지에 직접 가본 것과 듣는 건 다르니까.

때가 되면 원하지 않아도 입맛에 맞는 것만 골라 먹는다. 그렇게 해도 되고 그게 더 편하니까. 하지만 너무 일찍부터 그러면 평생 놓치고 사는 부분이 많이 생긴다. 내 입맛에 가장 잘 맞는 음식은 아직 안 먹어 본 요리일 수 있다. 인생에 쓸모없는 경험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