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년 월드컵 4강을 직관했다. 대회 시작 전에 표를 구했는데 그땐 우리나라가 4강까지 오를진 상상도 못 했다. 매일 암표 가격이 계속 치솟았다. 10배 이상 가격에 팔아도 팔릴 기세였다. 하지만 그냥 가서 봤다. 그때 그거 팔아서 돈을 남겼다면 어디에 썼는지 기억도 못 하겠지만, 그 경기를 본 경험은 평생 갈 것 같다.

여행만 가면 돈을 자유롭게 쓰는 편인데 딱히 사치스러워서 그런 건 아니다. 다시 하기 어려운 경험의 경우 기회비용이나 추억의 가치를 고려해 투자하는 셈이다. 심지어 그게 쇼핑 경험이어도 그렇다. 나는 내가 10년 후에도 기억할 수 있는 하루라면 얼마를 주고 사도 아깝지 않다. 특별한 기억은 그만큼 가치 있다.

오래 기억할 수 있는 경험을 좋아한다. 하루하루가 특별할 순 없지만, 그래도 그런 날을 하루라도 더 늘리고 싶다. 마지막 순간에 남는 건 좋은 추억밖에 없다고 생각한다. 나이 들어서 가질 수 없는 게 젊은 날의 특별한 경험이다. 그래서 연애든 사업이든 뭐든 다 적극적으로 해보라고 하는 거다. 그 추억은 지금이 아니면 못 쌓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