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회사엔 업계 스타가 있다. 나보다 더 버는 건 당연하고 일반인 연봉 십수 배는 된다. 심지어 나이도 어리다. 페라리는 몰라도 포르쉐 정도는 몰아도 아무 부담이 없는 친구인데 이상하게 차가 없다. 예전엔 면허 따기 귀찮거나 바빠서 그런가 싶었는데 운전할 의지 자체가 전혀 없더라.

남자가 그런 건 흔치 않아서 이유를 물어보니 의외의 답변이 나왔다. 무섭단다. 운전하는 게. 차를 몰다가 누군가를 해치게 될까 봐 그게 두려워서 평생 운전할 생각이 없다고 했다. 운전을 조심해서 해야 하는 건 맞지만, 요즘은 편의 장비가 워낙 잘돼 있어서 사고 내기가 더 어렵다.

내가 그런 것까지 조심하며 살면 경험할 수 있는 게 너무 제한적이라고 핀잔을 주니 자기도 그런 자신이 싫단다. 하지만 바꿀 용기도 없다고. 참 솔직하고 자기 객관화가 놀랍다. 한편으론 나도 뭐라고 할 주제는 못 된다는 생각이 든다. 선물 투자하는 사람이 나를 보면 똑같이 생각할 거다.

난 익스트림 스포츠에 도전할 용기가 없다. 내 동료와 나는 극한의 도전을 즐기는 사람들이 보기엔 둘 다 똑같은 소시민일 뿐이다. 위험한 건 시도조차 안 하면 안전하게 살 수 있다. 하지만 우리가 그렇게 살려고 태어난 존재도 아니다. 자기 틀을 깨지 못하면 평생 비슷한 삶을 벗어날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