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세이] 신뢰보다 중요한 건 시스템이다
단골 미용실 매니저가 바뀌었다. 원장님 말로는 도벽이 있어서 어쩔 수 없었다고 하더라. CCTV에 찍혔는데도 사과 한마디 없이 그냥 나갔다며 인간에 대한 신뢰가 사라져 고민이란 얘길 했다. 본인 성품과 상관없이 환경이 사람을 그렇게 만들기도 한다며 위로했다.
배가 고픈데 맛있는 음식이 눈앞에 있으면 의지가 강한 사람도 참기 어렵다. 자신을 함부로 시험하지 말라는 건 우리 인간의 나약함을 인정하라는 거다. 나는 언제든 내 의지와 다른 행동을 할 수 있음을 알기에 애초에 유혹에 빠지는 상황 자체를 안 만들려고 노력한다.
상대를 믿어야 하지만 모든 걸 맡겨서도 안 된다. 자유로운 권한이 생기면 어떤 행동을 할진 누구도 알 수 없다. 개인이 독단적으로 결정할 수 없는 시스템을 갖추는 게 올바른 관리이고 경영자의 의무다. 이건 동료를 의심하는 게 아니라 인간의 본성을 인정하라는 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