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초반에 스포츠 도박을 했던 적이 있다. 스포츠토토라고 나라에서 인정한 합법적인 스포츠 분야 도박이다. 지금은 어떤지 모르겠지만, 예전엔 일주일에 10만 원까지만 가능했던 것으로 기억한다. 딱 30만 원 잃고 그 후론 다시 한 적이 없다. 시작할 때 30만 원 다 잃으면 안 하기로 약속했기 때문. 보통 이렇게 다짐해도 금연 실패하는 것처럼 대부분 다시 한다.

그래서 도박이 무섭다. 빠지기 시작하면 뇌가 도파민 중독 상태가 돼 담배 못 끊듯 도박도 못 끊는다. 요샌 코인 시장이 이 도박장을 대신하고 있다. 진짜 문제는 여기에 빠진 20대는 평생 노동 소득이 급감한다는 거다. 평범한 직장 생활을 못 버틴다. 자기 직업에서 성공할 의지도 의욕도 없는 뇌가 된 후 온종일 아무 생각 없이 산 코인이 어느 날 수십 배 올라있길 바란다.

내가 누구보다 자본 소득의 중요성을 역설하던 사람인데 이건 아니다. 어떤 식으로든 돈만 벌면 된다고 하는 사람들은 그렇게 벌면 뇌가 망가진다는 걸 모른다. 돈은 버는 방식에 따라서 심적 회계와 경험이 달라서 같은 자산을 가지고도 전혀 다른 삶을 산다. 주식이든 코인이든 베팅하듯 하면 도박 중독자의 뇌가 된다. 돈을 버는 건 건강하고 행복하게 살기 위함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