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몇 년간 주식 투자자 마인드에 큰 영향을 미친 메리츠자산운용 존 리 대표는 집이나 차 같은 곳에 돈 쓰지 말고 주식 투자를 먼저 하라고 한다. 존 리 대표 투자 철학에 공감하는 부분이 많지만, 인생관 자체가 나와는 크게 다르다고 느낀다. 나는 젊을수록 좋은 집에 살고 타고 싶은 차를 타고 물질로 누릴 수 있는 건 다 누리는 게 좋다고 보는 쪽이다. 본인이 감당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

돈으로 행복을 살 수 있다면 그런 행복은 돈으로 사야 한다. 그래야 돈으로 살 수 없는 행복도 고민하고 그 이상을 추구하는 시야가 생기는데 물질적으로 궁핍한 생활을 하면 항상 모든 관점이 오히려 돈에 심하게 종속돼 있다. 피터 린치도 주식 투자를 시작하기 전에 집부터 사라고 했다. 종잣돈 모을 절제력도 없는 사람이 주식 투자를 바로 시작하면 잘할 수 있을까? 저축은 투자의 기본이다.

PER 1 미만인 기업이 있던 시대와 지금은 다르다. 수십 년씩 가치 투자한다고 부자 되는 게 아니고 무엇보다 청년 시기를 그렇게 보낼 이유가 없다. 젊음엔 그 나이에만 느낄 수 있는 감성이 있고 그걸 누리는 경험에 돈을 쓰지 않는 건 현명한 소비가 아니다. 늙어서 안정적으로 사는 건 중요하지만, 그게 현재의 행복을 포기하고 얻어야 할 가치가 있는 건 아니다. 행복은 단 하루도 미룰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