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현을 정확하게 쓰려면 맞춤법만 알아선 안 된다. 그 단어가 어떤 상황에 적용되는지도 제대로 알아야 한다. 가령 목이나 허리같이 원형의 둘레를 가진 건 가늘거나 굵다고 표현해야 한다. 종이처럼 단면으로 두께를 가진 건 얇거나 두껍다고 표현해야 하고. 오용하기 쉬운데 이런 단어가 적지 않다.

개념을 몰라서 반대로 오해하기도 한다. 여성이 앞머리를 잘랐다고 하는 건 잘라서 내렸다는 얘기다. 앞머리로 이마를 덮은 걸 앞머리 잘랐다고 하는 거다. 수많은 남성이 이걸 반대로 안다. 남성 머릿속엔 뭔가를 잘랐다는 건 그게 없는 것과 같은 거다. 이런 건 경험을 통한 지식이 필요하다.

저희나라는 없다. 몇 일도 없다. 우리나라와 며칠이다. 예외는 없다. 무조건 이렇게 써야 한다. 100세 넘는 어르신 앞에서도 저희나라가 아니라 우리나라라고 써야 한다. 달걀과 계란은 둘 다 표준어이지만, 방송에선 달걀로 쓰기로 합의했다. 그래서 출연자가 계란이라 해도 자막은 달걀로 나간다.

열폭은 열등감 폭발의 준말인데 흥분해서 화내는 것으로 아는 사람이 많다. 오용 사례를 일일이 잡으면 오탈자 없는 글 찾기가 어렵다. 한 가지 다행인 건 이런 거 다 틀려도 말하고자 하는 바만 정확히 전달하면 괜찮다는 거다. 맞춤법을 제대로 쓰는 것도 결국은 소통을 잘하기 위함이지 그 자체가 그리 중요한 건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