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세이] 일할 수 없을 때 무엇으로 생존할 것인가?
남자는 보통 40대에 소득 면에서 전성기라고 한다. 하지만 그건 안정적인 직장을 다니는 분들 얘기고 자영업자는 그러기 어렵다. 난 불혹이 되기 전에 사업을 그만두고 싶다. 40대에 일하기 싫다는 게 아니라 그 나이 때에 지금처럼 돈 벌 자신이 없다는 거다. 그래서 평생 쓸 돈을 그전에 다 벌 계획이다.
나이 들어서 내 상태가 어떨지 가늠이 안 된다. 자기 관리를 잘해서 지금보다 훨씬 높은 소득과 안정적인 자산을 이룰 확률도 있다. 하지만 그보다 높은 확률로 매너리즘에 시달려 어디 한적한 바닷가에서 칩거할 수도 있다. 내가 어디로 가서 어떻게 살지 나도 알 수 없기에 확실한 카드만 남기려고 노력 중이다.
확실한 카드라고 검증된 건 돈밖에 없다. 몇 가지 더 찾자면 그 돈을 벌게 해 준 능력과 인맥 정도. 하지만 능력은 만드는 것만큼 유지하기 어렵고 인맥은 능력을 잃으면 빠르게 사라진다. 시간이나 환경에 구속받지 않고 영속성을 지닌 건 역시 돈이다. 인플레이션이 두려우면 금으로 바꿔놔도 된다.
내가 투자에 집중하는 건 당장 돈이 많이 필요해서가 아니라 미래를 대비하는 보험에 가깝다. 투자를 배우는 건 돈 많이 벌어서 부자가 되겠다는 게 아니라 은퇴하고도 오랜 시간을 살아야 하는 현대인의 필수 교양이 투자이기 때문이다. 일할 수 없을 때 무엇으로 생존할 것인가? 투자 말고 다른 길을 못 찾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