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밖에 없을 거다. 태어난 지 한 달도 안 돼서 두 살이 될 수 있는 나라는. 나는 12월생이라 살 나이로 36살이지만, 만 나이로 34세다. 한 사람이 두 개의 숫자를 나이로 갖는 것도 이상한 일인데 심지어 2살 차이가 난다. 외국과 비교하면 태어난 지 며칠 된 아이가 몇 년 산 아이랑 같은 나이가 되는 셈이다. 진짜 특이한 나이 문화다.

지금은 아니지만, 우리 세대엔 빠른년생 문화도 있어서 여러 문제가 있었다. 왜 이런 식으로 됐는지 이유는 모른다. 장유유서 정신이 강하다 보니 한 살이라도 높여야 대접받는다고 생각해서 그런 것 같은데 정말 쓸데없는 짓이다. 나이 계산 체계가 국제 기준과 다르다 보니 여러 혼선이 생긴다. 나이의 도량형 통일이 필요한 시점이다.

이 얘기를 해마다 10년 넘게 하고 있는데 나만 문제라고 생각하는지 정치권에선 논의가 거의 없다. 이런 건 여론 형성이 돼야 정치인들이 관심을 두는 데 다들 큰 문제가 아니라고 생각하는 것 같다. 평생 이렇게 살았으니 문제가 아니라면 아니겠지만, 그래도 이상한 건 이상한 거다. 진시황이 천하를 제패하고 바로 한 일이 도량형 통일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