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여론 조사 기관 이사가 급사했다는 뉴스를 본 적이 있다. 나보다 어린 나이에 평소 운동을 자주 즐기고 매우 건강해 보이는 건장한 청년이다. 자다가 심장이 멈췄다는데 이런 경우가 얼마나 되는지 모르겠다. 기저 질환이 없고 누구나 인정할 만큼 좋은 체력의 젊은 남성이 자다가 갑자기 죽다니. 사람 운명이라는 게 참 한치 앞을 알 수 없다.

우리는 모두 언제 죽을지 모른다. 태어나는 건 순서가 있어도 가는 건 없다. 어릴수록 더 오래 살 확률이 상대적으로 높다는 것이지 꼭 그렇다는 건 아니다. 실제로 우리 외할아버지는 100살 가까이 장수하시다 보니 손주 장례식까지 경험했다. 이런 건 특별한 경우이지만, 평균 수명이 길어질수록 흔한 사례가 될 거다. 어리다고 시간이 많은 게 아니다.

‘메멘토 모리’ 자기 죽음을 기억하라는 라틴어 낱말이다. 우리는 반드시 죽을 것이니 항상 그 사실을 잊지 말라는 것이다. 죽음은 모든 걸 정리하는 기능이 있다. 지금 가지고 있는 게 무엇이든 다 무로 돌아가는 게 인간의 삶이다. 언제 올지 모르는 그 순간에 후회 없이 사는 게 우리가 할 수 있는 최선의 선택지다. 오늘도 남은 생이 하루 줄어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