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출이 갑자기 너무 오르거나 투자 성적이 유난히 좋은 걸 경계하는 편이다. 그렇게 올랐다가 급락하면 평정심 유지가 어렵다. 행운을 보너스로 고마워해야 하는데 그게 당연하길 바라는 마음이 생겨서 내 삶의 태도를 망가뜨린다. 다이어트 방식만 봐도 내 성향이 그대로 드러난다. 한 달에 1~2kg 내외를 빼는지 안 빼는지 알 수 없게 조금씩 줄여서 15kg 넘게 살을 뺐다.

이렇게 변동성 낮게 천천히 빼버리니 요요 현상이 없다. 내 주위에 다이어트에 성공한 경우가 별로 없는데 다들 마음이 지나치게 급하다. 한 달에 1kg만 빼라고 하면 난리를 치는데 그렇게 빼도 1년이면 12kg이다. 매일 조금씩 변하는 게 몸에 무리가 안 가고 적절한 적응 기간을 거치니 몸이 자연스러운 변화로 인식한다. 몸만 그런 게 아니라 사업이나 투자 모두 마찬가지다.

단기간에 폭발적인 매출을 경험한 적이 몇 번 있는데 그게 내 삶을 얼마나 흔들었는지 모른다. 소비 습관과 라이프스타일을 통째로 바꾸는 데 말이 좋아서 경험이지 제때 평정심을 찾지 못했다면 정말 나락으로 갈 뻔했다. 어느 날 갑자기 누가 공짜로 큰돈을 준다고 해도 받고 싶지 않다. 실제 그 상황이 되면 어떨지 모르겠다만, 내 삶과 평정심을 흔드는 건 그게 뭐든 내키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