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이 자꾸 실패하고 일이 잘 안 풀리면 자포자기하기 쉽다. 조금만 더 노력하면 충분히 극복할 수 있을 텐데 실패의 경험 때문에 시도조차 안 하려고 한다. 이런 걸 ‘학습된 무기력’이라고 한다. 목줄을 오래 해놓으면 줄을 풀어놔도 정해진 구역을 벗어나지 않는다. 해봤자 안 된다는 생각은 사고를 작은 틀에 가둔다.

성공한 건 기록하지 않아도 실패한 도전은 따로 적어 두는 편이다. 실패를 반성하려고 그러는 게 아니라 나중에 기회가 되면 다시 시도할 목적으로 정리해 두는 것이다. 간을 봤는데 아니다 싶으면 빨리 포기하는 스타일이라 자질구레한 실패 경험이 많다. 일 뿐만 아니라 변덕으로 흥미를 잃어 포기한 것도 만만치 않다.

시간과 마음의 여유가 생길 때마다 이 목록에 있는 걸 다시 도전해보곤 한다. 그땐 안 됐어도 지금은 될 수도 있는 거니까. 반복된 실패 경험이 내 한계를 선 긋지 않게 주의한다. 실패를 너무 무겁게 생각하고 싶지 않다. 실제로 다시 해보니 잘된 일이 적지 않다. 망한 데이트를 했다고 상대방을 다시 만날 기회가 영원히 없는 건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