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한 동생이랑 사업 관련 얘길 하다가 요새 고생하는 것 같아서 위로했더니 오히려 괜찮다고 한다. 아무리 힘들어도 창업해서 자기 일하는 지금이 제일 행복하다고. 예전과는 비교할 수 없는 삶이란다. 듣고 보니 진짜 맞는 말이다. 젊은 나이에 자기 사업하면서 주체적으로 삶을 이끌어 갈 수 있는 건 큰 행운이다. 아무나 누릴 수 없다.

어릴 때 써놨던 버킷리스트를 올해 다 지웠다. 못 이룬 것도 있지만, 하고 싶지 않아서 안 한 것이지 못한 건 아니다. 지금 어떤 고민과 고생을 해도 현재 내 삶은 어릴 때 내가 그토록 원하던 삶에 가깝다. 나는 내가 누리고 있는 것과 그동안의 행운에 충분히 감사한 마음을 가지고 사나 생각해 봤다. 장점은 안 보고 단점만 크게 봤지 싶다.

사람 마음이 간사해서 아플 땐 건강하기만 하면 소원이 없다고 해놓고 병원 퇴원하면 다시 몸을 막 굴린다. 우린 이미 많은 걸 가졌지만, 욕심은 끝이 없다. 현재에 만족하기만 하면 발전이 어렵지만, 치열하기만 하면 삶을 즐기기 어렵다. 인생은 여정이고 목적지에 도착하는 것보다 거기까지 가는 과정이 더 중요한 것임을 잊지 않으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