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의 삶은 원래 부질없다. 어떤 훌륭한 삶을 살아도 다 무로 돌아가는 게 자연의 섭리다. 이런 관념은 허무주의의 뿌리가 돼 매너리즘의 근원이 되지만, 관점만 살짝 바꾸면 자신에게 유익하게 활용할 수 있다. 어떻게 살아도 의미 없는 게 우리 인생이라면 대충 살 게 아니라 기왕이면 뭐든 적극적으로 경험하고 달성해 보자는 거다.

삶은 부질없으니 미리 포기하자는 게 아니라 복잡하게 생각하지 말고 다양한 목표를 더 가볍게 시도하고 도전해 보라는 거다. 이런 마음가짐은 수많은 강박으로부터 나를 벗어나게 해주는 계기가 됐다. 인생은 어차피 사라지는 것이니 좀 부끄러워도 뭐든 그냥 시도해 봐야지 싶어서 헌팅한 게 연애가 됐고 창업한 게 사업이 됐다.

호랑이는 죽으면 가죽을 남기고 사람은 이름을 남긴다지만, 내가 보기엔 둘 다 아니다. 시간이 흐르면 남는 건 아무것도 없다. 그저 인간의 유한한 시간 속에서 바라보니 뭘 이루는 게 특별한 의미가 있는 것 같지만, 지구의 역사에서 보면 남는 건 자연밖에 없다. 인간의 삶이 다 사라지는 게 당연하다면 지금 붙잡고 있는 모든 근심도 별거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