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세이] 싫다는 표현을 자제해야 하는 이유
PC 시대에 어울리는 화법을 배워야 한다. 가수 돈 스파이크가 고양잇과 동물을 싫어한다고 했더니 애묘인들이 고양이 혐오하지 말라며 강력하게 항의했다고 한다. 얼핏 보면 평양냉면이 싫다는 식의 취향 고백일 뿐인데 대상이 생물이다 보니 반응이 갈린다. 애묘인 눈엔 인종 차별 수준의 혐오 발언으로 들렸을 수 있을 것 같다.
어떤 게 싫다는 표현은 웬만하면 쓰지 않는 게 좋다. 가장 좋은 대안은 싫어하는 대상은 처음부터 무시하는 거다. 호불호 자체를 언급하지 않는 게 제일 현명한 처세다. 사회가 이렇게 경직되어 가는 게 답답하지만, 시대의 흐름이 이런 걸 개인이 어쩌겠나. 정 본인 취향을 드러내고 싶다면 좋아하지 않는다고 표현하는 게 적절하다.
구인 시 학력 차별 논란을 없애려면 모든 입사 서류를 조건 없이 받은 후 심사할 때 거르면 된다. 여러모로 자원 낭비지만, 적어도 불필요한 논란은 안 생긴다. 이런 게 좋은 방향일까? 난 법과 도덕의 압박이 커질수록 개인의 자유와 즐거움이 사라진다고 믿는다. 세상의 이런 변화가 달갑지 않다. 하지만 살아남기 위해 적응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