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세이] 취향에 안 맞으면 빨리 버려라
사람은 자기가 보고 싶은 걸 보고 바라는 대로 생각한다. 호감의 대상은 장점만 보고 증오의 대상은 단점만 찾는다. 이건 본능이다. 처음 보는 분이 오해해서 미안하다는 메시지를 보낸 적이 있다. 본인과 특정 성향이 다른 것도 그렇고 이런저런 이유로 나를 오해해서 미워했다며 사과하는 메시지였는데 나로선 좀 황당한 일이었다.
누군지 모르는 사람이 나를 좋아했다가 싫어하고 다시 알아서 오해를 풀고. 혼자 자기 멋대로 판단하고 마지막엔 그걸 또 나한테 일일이 고지까지 한다. 직관은 순간적인 지각이다. 왜 그런지 해석과 이유가 필요 없다. 직관이 나를 부정적인 대상으로 느꼈다면 그게 전부다. 좋아하는데 이유가 필요 없듯 싫어하는 것도 마찬가지다.
싫은 대상에게 쓰는 모든 시간은 에너지 낭비다. 정말 내 성향 때문에 오해했을까? 성향이 달라도 친한 친구는 많다. 마음이 끌리는 곳에 이유를 붙이는 건 사후 해석이다. 내가 싫으니까 싫어할 만한 이유를 찾은 것이지 그 반대가 아니다. 자기 취향이 아니면 빨리 버려야 한다. 악플보다 무시가 어떤 상황에서든 더 현명한 선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