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세이] 사업이 망하는 가장 흔한 이유
실수와 기본이 없는 건 다르다. 실수엔 관대한 편이지만, 기본을 제대로 못 갖춘 행동은 반드시 지적한다. 종업원이 물을 엎지르는 건 개의치 않지만, 무례하게 구는 건 참지 않는다. 물컵 깨는 정도는 누구나 하는 흔한 실수에 불과하지만, 예의가 없는 건 실수가 아니다. 기본이 부족한 건 가벼운 문제가 아니다.
물을 셀프로 떠 오는 가게에서 식사 중간에 물을 뜨러 갔다. 그사이에 가게 종업원이 절반 이상 남은 내 음식을 치우고 있었다. 내가 물을 가지고 돌아오니 놀라서 몹시 당황한다. 아직 안 치운 나머지 메뉴만 먹었다. 딱히 짜증은 내지 않았다. 다시 안 올 식당은 잔소리할 가치가 없다. 사실 이게 처음 있는 일은 아니다.
저번엔 내가 아닌 다른 손님 식탁을 그렇게 치웠다. 왜 이런 사고가 반복될까? 이걸 실수라고 생각해서다. 하지만 이건 실수가 아니다. 고객 응대 매뉴얼이 없어 생기는 잘못이다. 하나를 보면 열을 안다고 이 식당은 기본을 못 갖춘 식당답게 이런 잘못을 해놓고도 내가 나갈 때 누구도 인사를 안 한다. 다른 손님한테도.
최소한의 자격도 못 갖춘 식당은 흔하다. 요식업 폐업률이 높은 건 자연스러운 결과다. 내가 이 식당의 사장이었다면 지나가던 사람이 보면 악덕 업주로 신고했을 만큼 종업원을 따로 불러내 혼냈을 거다. 하지만 사람 좋아 보이는 이 가게 사장은 절대 그러질 못한다. 식당이 왜 망해가는지도 모르고 월급도 못 주게 될 거다.